거의 모든 식품을 자급자족하고 있는 촌락사회에서는 농산물 유통과정이 매우 단순하다. 즉, 농민들은 자기집에 찾아오는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거나 부락 내의 공지(空地)에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을 전시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농민들이 특정지역의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판매할 경우에는 농산물을 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있거나 특정작물의 생산에 특화(特化)하는 것이 유리할지라도 이러한 기회를 활용할 수 없다. 또한 소비자들도 그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식품 이외에는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식단은 매우 단조로우며 영양수준도 좋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상업적 농업의 전개에 따른 농업생산의 특화로 산지의 원격화(遠隔化)가 진전되고 인구의 도시집중현상이 현저하게 나타남에 따라 생산과 소비를 연결시키는 농산물 유통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시된다.

왜냐하면 대폭적으로 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적정가격으로 최종소비자의 수요변화에 효율적으로 적응시키는 동시에 최소비용으로 유통시킴으로써 생산농가에게 유리한 수취가격을 보장하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식료품에 대한 지출 부담액을 최대한으로 경감시켜 주기 위해서는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농산물 유통이 합리성과 효율성에 입각해서 원활하게 수행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