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와 후기의 농사 법은?
조선조의 농부는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라 하루, 한달, 한해의 농사를 지었다. 특히 계절의 변화와 절기의 순서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농사에 있어 파종, 제초, 이앙 등의 중요한 작업은 24절기에 따라 행해졌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간행한 『한국민족대백과사전』에 의거한 절기에 따른 농사일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1.입춘立春: 농기구 점검
2.우수雨水: 봄보리 파종
3.경칩驚蟄: 콩, 들깨, 수수, 담배 파종
4.춘분春分: 조, 메밀, 목화 파종
5.청명淸明: 올벼 파종, 과수 접붙이기
6.곡우穀雨: 율무, 참깨 파종
7.입하立夏: 中生稻 파종, 천수답에 직파
8.소만小滿: 올벼의 모내기
9.망종芒種: 중생벼의 모내기
10.하지夏至: 보리 수확
11.소서小署: 김매기, 길쌈
12.대서大暑: 김매기, 메밀 심기
13.입추立秋: 김매기, 배추, 무씨 파종
14.처서處暑: 올벼, 참깨 수확
15.백로白露: 잠깐의 휴식기
16.추분秋分: 가을보리 파종, 중생벼 수확
17.한로寒露: 꼴풀 베기(겨울동안 소말 먹이)
18.상강霜降: 들깨 수확, 칡 밧줄 만들기, 닥나무 베기
19.입동立冬: 무레蛙 수확, 창호렉 등 집안 보수, 메주를 디딘다.
20.소설小雪: 억새로 이엉 만듬, 숯을 구음
21.대설大雪: 띠, 솔새로 밧줄과 도롱이 만듬
22.동지冬至: 멍석 짜기
23.소한小寒: 멍석과 이엉 짜기
24.대한大寒: 농기구 보수
조선조에는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국가의 경제력이 농업을 바탕으로 하였으므로 대부분 농업경제의 범위에서 살았다.농사일이 가장 바쁜 시기는 춘분에서 추분 사이였다. 이 시기는 농절(農節)이라고 하여 국가적으로도 농사일에 방해가 되는 소송이나 제도를 시행하지 못하게 하였다. 농업의 중심은 논농사였다. 벼는 그 수확량이 다른 곡물에 비해 월등하였으며 국가에서도 세금으로 쌀을 내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논농사는 직파법, 건경법(乾耕法), 이앙법 등이 있었다. 직파법(直播法)은 물을 채운 논에 미리 발아시킨 볍시를 파종하는 방법이고, 건경법은 물이 없는 논에 비료성분을 묻힌 볍씨를 파종하는 것이며, 이앙법은 못자리에 모를 어느 정도 키운 다음 옮겨심는 방법이다. 이중 이앙법은 현재까지 이용되는 가장 선진적인 벼재배 방법이다.이앙법의 가장 큰 장점은 김매는 횟수를 줄이는데 따라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고, 수확량도 상대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반면에 모내기 철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한해 벼농사를 망치게 되는 위험부담이 따랐다.
모내기철에는 집중적인 노동력의 투입이 필요하였다. 이에 따라 두레라는 효과적인 노동력 동원방법이 나타났다. 두레는 한동리의 집집마다 한사람씩 동원되었는데 농악을 연주하거나 농가를 부르며 일을 하였다. 두레의 지휘는 숫총각〔총각대장〕이라고 불리는 자가 하였는데 힘이 세고 영리하며 통솔력이 있는 자가 맡았다. 그는 작업을 직접 지휘하며 작업과정을 통제했으며 일에 방해되는 자는 호되게 나무랐다. 이러한 숫총각의 통솔력 때문에 두레의 작업속도는 매우 빨라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두레는 모내기 외에도 김매기, 벼베기, 타작 등의 논농사와 관계된 일에도 동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