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는 과일 윗쪽을 깎는이유?
“제사상에 과일들을 위쪽을 잘라내는 이유는 귀신들은 촉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과일을 깎지 않으면 속살을 맛볼 수 없지만 조금만 깎아서 내용물과 접촉할 수 있게 해주면 다 맛볼 수 있는 거지요.”
이는 불교에서 유래된 경우인데~~~
참고로 불교에서 말하는 ‘먹는 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1.단식(段食) : 구분 단(段) 자를 써서, 사람이 일상적으로 음식물을 먹는 법을 말합니다. 제사 끝나고 우리가 과일을 먹는 건 단식 입니다.
2.*촉식(觸食) : 느낌으로 배가 부를 수 있는데 이것이 촉식입니다.
귀신 뿐 아니라 사람도 촉식을 하는데, 안 먹어도 배부른 경우죠.
어머니가 아이 밥을 먹일 때 “니가 먹는 것만 봐도 내 배가 부르구나” 하실 때의 경우. 반대로 아기는 엄마젖 뿐만 아니라 만져주고 안아주고 `접촉`을 먹어야 더 잘 자랍니다. 기분 좋은 일에 몰두해 있을 때 밥을 먹지 않았는데 배 고픈 줄 모르는 경우도 있구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죠.
3.사식(思食) : 상상으로 밥을 먹는 것. 전쟁 중에 아이를 업고 가던 아버지가 식량이 바닥나자 음식주머니에 모래를 넣고는 ‘이건 도착하면 먹자’ 했대요.
덕분에 아이는 며칠을 먹지 않고도 버텼는데, 목적지에 도착해 음식주머니를 열어보고는 가엽게도 숨이 끊어졌답니다. 그 동안 사식으로 버틴 거지요.
사람이 희망을 버리지 않을 때 생명력이 연장된다는 건 과학으로도 입증되었답니다.
희망을 먹는 것도 사식입니다.
4.식식(識食): 인식이 생명을 연장한다는 겁니다.
공부를 하거나 경험을 쌓는 것에 해당하겠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뇌’에서 인간의 뇌에 가할 수 있는 가장 혹독한 고통으로 ‘감각의 차단’을 이야기합니다. 볼 것도 들을 것도 느낄 것도 읽을 것도 주지 않고 뇌를 굶기면 사람은 죽는다는 거죠. 뇌를 먹이는 게 식식입니다